제품디자인 의뢰 및 개발프로세스
우리의 중소기업은 디자인개발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효과적인 디자인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진행해야 하며, 디자인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된다.
디자인 의뢰와 디자인개발 프로세스는 산업디자인전문회사의 특성, 개발 내용, 계약조건등의 요소에 따라 가변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인 디자인개발 프로세스에 대해 이해를 도모하므로써 기업 스스로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강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기본적인 디자인개발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알아보기로 한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제시되는 디자인개발 프로세스는 우리의 중소기업이 산업디자인전문회사에 신상품디자인 개발의뢰를 하는 경우로서 ‘표1’과 같이 진행되며 단계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발의뢰
개발의뢰는 디자인개발에 적합한 산업디자인전문회사를 선정하기 위한 준비단계로서 이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몇 가지의 문제점을 필자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인개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의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장기적인 계획 하에 디자인개발 계획을 수립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편이며 예산편성은 더욱 그러하다. 현실감 없는 예산책정도 디자인개발단계에 있어 기업과 전문회사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특히, 디자인개발 경험이 없는 기업의 경우에는 디자인개발 비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예산 책정에 어려움이 있다. 이는 평상시에 전문회사들과 접촉하여 개발예산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입수해야만 차질 없는 개발이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3개정도의 전문회사를 접촉한다. 어느 기업의 경우에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개발하는데 10개 정도의 전문회사를 불러 모든 전문회사에 개발내용을 설명하고 제안서를 받아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보름이상이 걸리면서 기진맥진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이런 경우 경쟁에 따른 개발비용의 절하를 유도하거나 가장 우수한 전문회사를 선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보여지나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다. 따라서 사전에 전문회사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여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전문회사를 3개정도로 정리하여 최종 한 개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사료된다.
셋째, 상품개발에 필요한 모든 정보(98년 8월호 참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어야한다. 기업으로부터 개발의뢰를 받아 방문해보면, 개발내용이 정리되지 않아 개발의사만을 확인하고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 첫 미팅에서 개발계약까지 보통 2주에서 많게는 8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개발 일정상 그만큼의 시간손실이 발생되며 시간이 갈수록 급하게 진행되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기가 어렵게되고 만다.
산업디자인전문회사 선정
디자인전문회사는 기업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디자인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제안서 형태로 제시하게된다. 제안서에는 전문회사별로 형식은 다르지만 개발방법, 내용, 범위, 결과물의 내용, 일정, 예산, 계약조건등이 주요내용으로 구성된다.
각 전문회사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철학이 있으며, 인원구성, 장비, 경력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구성과 경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이를 정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적정한 비용으로 좋은 품질의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의 중소기업이 가장 비중있게 보는 것은 아마도 비용과 관련된 페이지로서 개발비용만을 기준하여 전문회사를 선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자칫 디자인품질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우리의 중소기업이 각 산업디자인전문회사들의 능력에 대한 평가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전문회사들의 홍보용 브로셔와 개발실적중 성공사례등의 예를 확인하고 제안된 프로그램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충분히 수렴하고 잇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일 것이다.
디자인개발 계약 체결
전문회사와 디자인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약서가 필요하다. 계약서에는 계약금액 일정, 내용, 결과물에 대한 수량과 내용, 공업소유권의 소유권 및 일반적인 내용으로 구성된다. 우리의 관심 대상이 되는 부분은 계약금과 지급방식이다. 계약금은 통상적으로 디자인개발비와 모형제작비, 그리고 기타 추가 비용 등으로 구분된다. 디자인개발비용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의 수와 경력, 그리고 개발일정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전문회사별로 두세배이상의 금액차이가 발생될 수도 있다. 모형제작비용은 실비와 약간의 감리비용으로 구성되며, 기타비용은 사후관리, 기구설계, 양산준비등의 작업이 추가되는 경우에 적용하게된다. 이러한 계약금의 지급은 통상적으로 착수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누어 지급하나 계약일정이 1개월 내지 1.5개월 정도일 경우에는 착수금과 잔금으로만 나누어 지급하기도 한다. 특히, 계약체결시 주의할 사항은 디자인개발은 무형적인 특징을 갖기 때문에 상호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이는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으므로 이견사항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후 반드시 계약서 내용에 포함시킨다. 필요에 따라서는 공증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상호 신뢰감을 바탕으로 좋은 디자인결과물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프로젝트 기획단계
계약단계까지 디자이너는 기업이 요구하는 모든 사항에 대해 숙지하는 노력을 지속한다. 그러나 개발에 관련된 모든 정보가 입력되면 그 내용들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디자인개발 프로그램을 확정한다. 시장조사의 범위와 내용, 기업과 상품의 특성 강화방안, 고부가가치 창출방안, 단계별 결과물의 내용과 협의일정등 체계적인 분석과 개발을 위한 것이 주요내용이다. 그리고 효율적인 디자인개발을 위해 쌍방간의 실무진을 중심으로한 개발 팀을 구성하고 전체 팀장을 선정하게된다. 전문회사는 한 프로젝트에 3-5명 정도의 디자이너가 한 팀이 되어 팀장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기업은 의사결정권자(가능한 대표이사가 좋다), 마케팅 또는 상품기획, 기구설계, 회로설계, 생산, 판매등 각 분야의 책임자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연락체계(전화, fax, E-Mail, PC통신등)를 구축하고 상호간에 필요한 내용 및 정보의 공유방안을 정립한다. 최근에는 컴퓨터의 활용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디자인개발 결과물의 전달시스템 (Auto Caid, Word Processor등)에 대한 상호 활용 시스템의 결정도 매우 중요해졌다.
시장 및 상품분석
96~97년대 국내의 페이저(일명 삐삐)시장은 신규업체의 다수 출현과 함께 제품의 종류가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했으며, 소형화, 경량화의 한계점에 부딪히면서 상품의 가치중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칠, 팔십 퍼센트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비자 층도 20대 이후의 비즈니스 맨에서 10대 청소년층으로 변화했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페이저를 팬시상품같은 디자인 개발 및 저가격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페이저 시장을 하나의 단위로만 보고 10대는 팬시화된 디자인만을 선호할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과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구매패턴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등의 정확한 분석 없이 단지 외관모습만을 현란하게 꾸밈으로써 장난감 같은 디자인으로 개발되어 실패라는 쓴맛을 보아야만 하였다. 지금은 시장이 축소되긴 했지만 아직도 인기 있는 페이저는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점잖은 디자인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다양한 상품군들 중에서 페이저가 갖는 특성 및 다른 페이저들과의 차별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개념, 즉 시장특성에 따른 디자인개발 목표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한 결과인 것이다.
우리의 중소기업은 상품수출을 위해 노력한다. 세계적으로 크게 미주, 유럽, 아시아지역의 국민성과 기호가 크게 차이가 있으며, 디자인개념도 판이하다. 따라서 수출지역에 따라 디자인개발 목표와 내용이 달라져야만 한다. 일본 및 국내의 대기업들은 수출상품의 경우 현지 디자이너를 통해 디자인을 개발하여 그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중소기업은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현지조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상품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현지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과 경험 있는 디자이너가 필요하며 국내조사와는 접근방법의 차이를 두어야한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디자인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개발상품과 관련된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적 관점과 상품개발 및 생산과 관련된 기술적 관점으로 구분하여 조사하고 분석한다.
우선, 마케팅적 접근방법은 예상되는 경쟁사, 개발상품이 속해있는 상품군, 주변 상품군, 판매지역, 사용자 특성, 사용환경, 가격대등 디자인개발에 필요한 전체환경에 대한 디자인, 광고, 마케팅전략, 소비자 반응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분석결과는 본 상품에 대한 시장에서의 위치설정(Positioning-디자인개발 목표), 목표시장 선정(Market Segmentation-시장세분화 전략), 고부가가치 창출전략(Differentiation-차별우위 전략)을 중심으로 디자인 개발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기술적 관점에서의 분석은 상품의 사용성, 목표 가격대, 소비자 기호, 안전성, 규격사항, 동일 상품군의 디자인 특성 등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와 분석, 그리고 개발경험, 개발시스템, 생산라인의 특성, 물류, 포장등 기업의 환경적인 요소를 병행하여 분석하게 된다.
이 단계를 거치면서 디자이너는 기업이 판단한 내용을 재검증하고 기존 상품의 단점보완 및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를 어떻게 차별화 시킴으로써 고부가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방향을 설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