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은 이미지로 말한다.
유행과 이미지
우리는 제품디자인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모서리의) 각이 진 것이 유행이다‘, ’(형태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파스텔 톤의 색상이 최근의 추세이다‘ 등으로 표현한다. 마치 여성의류에 대한 패션을 이야기하는 것과 흡사하다. 이러한 내용은 항상 새롭게 변화되는 제품디자인의 특징을 유행(Fashion)성이라는 표현방식을 이용하는 듯 하다. 그러나 유행성이란 자칫 상품의 표피적인 것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뉘앙스를 갖는다. 상품은 사용성, 안전성, 경제성 등의 많은 무형적 요소들을 갖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평가가 요구된다.
따라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유행성은 ‘이미지의 변화’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방식이다. 제품에 있어서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제품의 모든 기능이 종합된 결과로 나타나며, 시간의 흐름과 감성가치가 비례하여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는 기술과 함께 한다.
나일론이 개발되면서 여성들의 스타킹과 함께 의류문화가 바뀌었고,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재료가 개발되면서 천연재료에만 의지해 만들던 제한된 도구(상품)들이 다양하게 발전되어 지금은 우리 주위의 물건들은 인공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유명한 것은 최초의 대형 철제 구조물이라는데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혁명을 계기로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의류, 장신구, 화장기술의 발전은 여성의 미에 대한 기준을 바꾸었으며, 장인에 의해 만들어지던 질박한 그릇들에서 기계에 의해 똑같은 모습으로 찍어낸 그릇들에서 우리는 새로운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건축기술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철골 구조물은 도시의 모습과 생활방식을 바꾸었다. 지금은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소니의 워크맨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좋은 사례이다. 이렇듯 기술의 발전은 생활환경과 가치기준을 변화시키며, 그에 따라 우리의 미적 가치기준 또한 변화된다. 최근의 디지털기술은 과거의 산업혁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환경을 재구성 할 것은 이미 예측 된 일이다.
상품 이미지는 상품이 성공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새로운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존 상품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컴퓨터를 예를 들면, 386에서 486, 586, 686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이 때, 486은 386보다, 586은 486보다, 686은 586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전 버젼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지녀야 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되는 상품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미지의 변화(유행성)’라는 것으로서 상품이미지가 중요하게 평가되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이미지 공존의 시대
우리는 압구정동이나 명동에 가보면,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쇼윈도우의 마네킹처럼 차려입은 획일화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고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자기패션’으로 다양한 모습들이 물결친다. TV의 프로그램에서도 혼자 사회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 대, 여섯 명이 동시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과거와 같이 미남, 미녀가 동일한 복장으로 나서지 않는다. 인물의 생김새보다는 개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습들이 어우러져 혼란스럽게 보이기까지 할 정도이다. 다양한 모습이 함께 공존하는 시대인 것이다.
상품도 이와 유사하다. 매일 쏟아지는 신상품들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 상품만이 갖는 독자성을 강조함으로써 다른 상품과의 근본적인 차별화를 이루는 것만이 유일한 수단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유사한 이미지의 상품들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장에는 각양각색의 상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60-1970년대를 고비로 급격한 진전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많은 종류의 상품들이 공통적인 유형을 가지고 일정하게 변화되어왔기 때문에 서두에서 이야기한 ‘(모서리의) 각이 진 것이 유행이다‘라는 표현이 어느 정도는 타당성 있게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이미지의 상품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순수미술의 장르가 없어진(다양해진) 것과 같은 모습이다. 엘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상품의 궁극적인 목표 시장은 결국 특정 개인에게 맞추어 지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장이 더욱 작은 집단으로 세분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문화를 담는 이미지
상품은 어디서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기업의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먼저 차이가 나는 것이 디자인이며 그 디자인의 결과란 소비자가 느끼는 이미지인 것이다.
세계시장의 단일화는 국가간의 경쟁을 필연적으로 대두시켰으며, 각국은 어떻게 하면 다른 국가 상품들과 다른 디자인을 개발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삼고 있다. 그 해결방안의 공통점은 자기 국가나 민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문화를 이용하는 것이다. 20세기에 가장 두드러졌던 현상중의 하나는 서양열강의 직접, 간접적인 문화침략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서양열강은 이미 우위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확실한 노력이나 다른 차별우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국제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에 부디 친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행인 점은 문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발전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국가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에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어 본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업 모두가 넓은 시각을 갖고 함께 노력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다음 호에서는 현재 대두되고 세계적인 상품들의 대표적인 이미지의 경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dadam 브랜드 상품의 ‘깨비3형제’ - ‘도리’, ‘도비’, ‘도치’
소품류의 문화상품을 자체 개발하여 판매하는 dadam브랜드 상품 중 도깨비 이미지의 메모홀더이다. 우리 나라에만 있는 도깨비는 귀엽고, 익살스러운 친숙한 대상이다. 지금은 드물지만 늦은 밤 할머니로부터 전해 듣던 도깨비는 우리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우리의 도깨비는 구전으로만 전해오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생김새에 대한 그림 등의 시각적인 자료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더벅머리에 외뿔과 방망이를 들고 다닌다는 등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지만 그 신빙성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질 않는다. 그래서 우리의 도깨비를 소재로 하되 현대적인 이미지로 발전시키고 동서양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개발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기능은 메모, 사진, 가격표 등을 양손으로 잡아서 디스플레이 하는 것이며, 자동차, 상점, 컴퓨터, 가정, 사무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하였다. 또한 친숙감을 더해 주기 위하여 3형제라는 시리즈 디자인을 전개하였으며, 선글라스, 넥타이등의 스티커를 첨부하여 사용자가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게 함으로써 재미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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