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디자인 관심 필요"
선행디자인전문가 다담디자인 정우형 대표
시장선도형 제품 개발 지름길…대기업 제품 비슷함 아쉬워
"선행디자인은 개발이 어렵고 때로는 엉뚱하게 비칠 수도 있지만 차별성과 우월성을 겸비한 시장선도형 제품을 개발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장성을 우선시하는 대기업들의 제품이 유사해지는 현상은 아쉽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선행디자인업체인 다담디자인의 정우형 대표는 기업들이 선행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제고해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선행디자인은 1∼2년 뒤 소비자의 트렌드를 내다보고 시장선도형 디자인을 내놓는 것. 다담디자인은 고객으로부터 디자인의뢰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인 디자인 결과물을 내놓고 이를 고객에게 제안해 판매하는 선행디자인 비즈니스 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담은 지난 16년간 400여건의 선행디자인을 개발경험이 있다. 웅진 렌탈사업의 효자인 정수기나 중국에서 1000만대가 팔린 아모이 휴대폰, 내비게이션 시장의 대표 제품인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IF디자인상을 수상한 코원 A2 등이 정 대표의 손을 거쳤다. 정 대표는 특히 지난 2001년 최초의 안테나 내장형(인테나) 휴대폰 선행 디자인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당시에는 안테나 내장기술 개발에 기술적 어려움이 컸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휴대폰에서 안테나가 사라졌다. 그는 "고객이 시장선도형 최고의 혁신상품을 바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기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마켓리더의 입지를 다지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아직 관심이 높지 않아 의사결정권자의 지지를 얻어야하고 때로는 선행디자인을 무단으로 제품에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삼성, LG 정도의 대기업만이 선행디자인을 시도할 정도로 토양이 척박하다. 다담도 국내 기업들에 여러 선행디자인을 제안하다 일부 무단복제 시도 때문에 지금은 해외기업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선행디자인을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현재의 소비자와 기술을 무시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 시장, 기술, 소재 등은 디자인개발에 필수적요소이지만 이는 다분히 현실의 유행에 따르는 것이고, 이를 뛰어넘어야만 시장흐름을 뒤바꿀 혁신 상품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같은 관점에서 현재의 주류 디자인에 대한 비판도 꺼냈다. 그는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시장선도형 또는 시장추종형으로 구분되는데 보수적인 기업들은 시장상황을 귀납적으로 평가하는 시장추종형을 택한다"며 "최근 기업간 제품 차별성이 없고 광고마케팅에 의존해 판매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선행디자인에 몰두하는 것도 연역적 접근으로 엉뚱하고 구현이 쉽지 않지만 차별화된 제품을 창조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그는 "디자인은 하나의 상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전략, 정체성, 시장, 소비자, 기술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모토로라의 레이저가 히트 치자 국내 기업들이 부랴부랴 슬림폰으로 이동해간 것은 선행디자인과 이를 시행하는 역량이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조성훈기자 hoon21@